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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306 작성일: 18-12-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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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권이 출범 1년6개월을 넘기면서 군(軍)의 기강과 대비태세 와해 실태, 당국의 국민 기만적 태도가 잇달아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의문의 KT 아현지사 화재로 군 통신은 물론 전쟁을 지휘할 청와대 지휘통제망까지 이틀 가까이 두절됐다. 최근엔 아찔한 '아군부대 오폭 사고'가 발발한 사실까지 뒤늦게 알려졌다. 후자와 같은 경우는 이른바 9.19 남북 군사합의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여, '안보 무장해제'를 비롯한 문재인 정권의 대북(對北) 타협노선이 결국 군 일선 현장까지 혼란케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사풀린 軍, 정상절차 무시 결과 아군부대 誤爆
4일 육군에 따르면 훈련 도중 우리 군이 쏜 박격포탄 2발이 다른 부대 영내(營內)에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22일 오전 8시40분쯤 경기도 파주 육군 25사단 A연대 B대대에 60㎜ 박격포 고폭탄 2발이 낙하한 것이다. 포탄이 떨어진 부대 장병들은 "전쟁 난 것이 아니냐"며 상황파악에 나섰다고 한다. 한 간부는 "포탄이 떨어진 곳에서 불과 20m 거리에 유류고(庫)가 있어서 하마터면 대형 폭발, 화재로 이어져 다 죽을 뻔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박격포를 쏜 부대는 사전 훈련, 안전 점검 등 박격포 사격 사전 절차를 무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군 부대에 박격포를 쏜 것은 같은 25사단 소속 대대(이하 사고 대대)로 알려졌다. 당시 포탄이 떨어진 부대로부터 약 2㎞(직선거리) 떨어진 파주시 파평면 금파리 사격장에서 진행된 박격포 고폭탄 사격 훈련이 오폭(誤爆) 원인이었다.
포탄은 전방 1.8㎞ 떨어진 표적이 아니라 표적보다 왼쪽으로 800m나 떨어진 산 너머 부대 안으로 떨어졌다. 포반장(하사)이 박격포를 엉뚱한 방향으로 놓았는데도 안전통제관, 소대장 등 다른 간부들은 이를 지나쳤다. 안전점검 규정상 반드시 현장에 있어야 하는 중대장은 전역자 신고를 받는다며 자리를 비웠다.
4일 조선일보 등에 따르면 애초 이 대대는 다른 훈련을 마치고 해당 시각에는 장비 점검을 하게 돼 있었으나, '공용 화기 월 1회 사격' 목표를 채우기 위해 장비 점검 시간에 포사격을 강행했다고 한다. 박격포 역시 통상 훈련 때 놓는 위치가 아니었다.
부대를 관할하는 3군 사령관은 사고 직후 예하 부대에 "당일 11개 부대가 사격을 해 규정과 절차에 따른 안전 확인 없이 급하게 사격을 진행했다"면서 "남북 군사합의 이후 금파리 사격장 등에 사격량이 증가할 테니 훈련 일정을 통폐합해 사격 일정에 무리가 없도록 조치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9.19 군사합의는 군사분계선(MDL) 남북 5㎞ 이내에서 포 사격 등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최전방 사격장을 이용해온 일부 부대는 MDL에서 10㎞ 밖에 있는 금파리 사격장처럼 다른 사격장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지금껏 훈련 도중 '계산 실수' 등 이유로 포탄이 야산이나 인근 부대 근처에 떨어진 적은 있지만, 아군 부대 영내로 날아든 것은 전례를 찾기가 힘들다.
박격포 훈련을 할 때는 사전 훈련, 비(非)사격 훈련(포탄을 쏘지 않는 발사 훈련) 등을 해야 하고, 실제 포를 쏠 때도 매뉴얼에 따라 4차례 점검하는 게 군에서 규정한 정상적인 절차다. 병사가 사격 각도·거리 등을 계산하면 1차 점검에서 포반장과 소대장이 확인하고, 2차 점검에서 안전통제관과 중·소대장이 재차 사격 각도와 거리를 따로 계산해 기존 데이터와 비교한다. 3차에선 중·대대장이 포의 각도 등을 확인하고, 4차에선 대대장이 최종 안전점검을 하게 돼 있다.
하지만 사고 대대는 사전 팀 단위 훈련이나 비사격 훈련을 생략했고, 2차 점검 때 안전통제관이 사고가 난 박격포에 대해 "방향이 이상하다"고 지적했다고 했으나 포반장이 정확한 계산 없이 박격포 방향을 돌렸고, 이후 3·4차 점검도 생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포탄은 엉뚱한 곳으로 날아갔다. 사고 대대는 총 15발을 발사할 예정이었는데, 11번째 발사 때 포탄이 원래 목표 지점에 떨어지는 모습이 안 보이자 "한번 더 쏘자"는 판단 아래 아군 부대로의 오폭을 반복했다. 한 공용 화기 담당 중대장은 "금파리 사격장은 사격 방향에 산이 가로막고 있어서 조금 빗나가도 보통 산에 맞는 것이 정상"이라며 "완전히 엉뚱하게 쏴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자유한국당 남북군사합의검증특별위원회 소속 한기호 전 의원(예비역 육군 중장)도 4일 "소위 때 박격포 소대장을 했는데, 60㎜ 박격포는 맨눈으로 대충 보고 쏴도 표적 근처에 떨어진다. 월남전 때는 정글에서 총소리가 나는 쪽으로 대강 쐈다고 한다"며 "이런 화기(火機)로 대대장부터 모두 지켜보는 앞에서 800m 오탄이 났다면, 훈련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이다. (군이) 이러시면 정말 안 된다"고 지적했다.
9.19 군사합의에 연루되지 않은 금파리 사격장은 평소에도 훈련 수요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박격포와 무반동총 등 다양한 무기 사격이 가능해 인천 등 다른 지역의 부대도 사격하러 올 정도였다. 향후 이 사격장에서의 훈련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육군 본부 관계자는 "남북 합의와 관련해서는 무건리 사격장 등 다른 사격장 이용이 늘었지만 금파리 사격장은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3군 사령관이 당시 '11개 부대'가 금파리 사격장을 이용했다고 한 데 대해선 "실제는 사고 대대를 비롯해 6개 부대가 이용했고, 이는 평균 부대 수(일 4~6개)와 큰 차이가 없다"고 부인했다. 한편 육군은 이번 오폭 사고의 책임을 물어 대대장과 중대장 2명, 사격지휘관(상사), 안전통제관(상사), 포반장(하사) 등 6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당일 사격장에 나오지 않은 중대장도 포함됐다.
●KT 의문의 화재가 야기한 '통신대란', 靑·軍도 속수무책이었다
지난 11월24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국통신(KT) 아현지사 화재 발생으로 서울 중·서부 지역 4개구가 일제히 통신 장애를 겪었다. 만 일주일이 넘도록 KT의 모든 회선이 복구되지 않을 만큼 여파가 크다. 3일 국회 국방위 이종명 한국당 의원(예비역 육군 대령) 측은 국방부 제출 자료(KT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피해 현황)를 인용해 KT 아현지사를 경유하는 군 내부망 28개 회선이 43시간 동안 불통됐다고 밝혔다.
28개선은 국방망 24개 회선과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 5개, 군사정보통합시스템(MIMS) 4개, 화상회의 5개 회선을 가리킨다. KJCCS는 전시에 작전을 지시하고 통제하기 위한 군 내부 비밀정보망을 가리키는데, 이번 화재로 불통이 된 회선 중 유사시 대통령과 주요 부처 관계자들이 전쟁을 지휘하는 시설인 '남태령 벙커'에서 한미연합사령부로 연결되는 것도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당초 "주요 작전부대는 군내 별도의 통신망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화재 사고 등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상태로 작전대비태세 유지에 문제가 없었다", "군 작전통신망의 경우 해당 통신망이 단절됐을 경우에 대비해 2중·3중의 통신망을 구성해 운용 중", "다른 통신수단이 충분히 확보돼 있었다"고 브리핑했다.
그러나 KT 아현지사 화재로 불통이 된 것으로 확인된 통신망은 총 42건으로 늘어났고, 최현수 대변인도 "회선이 고장났던 건 맞다"고 말을 바꾸는 등 군 통신대비태세를 의심케 했다. 언급한 '2중·3중의 통신망'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무선통신, 위성통신망 등 다른 수단으로 대응했고, 작전 통신망에는 이상이 없었다"는 최 대변인과 군 관계자 등 발언을 미루어, 군이 화재 이후 위성이나 전화 등을 통해 작전을 수행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문제는 무선·위성통신망이 군의 다중 작전 통신 체계인 KJCCS를 대체할 수 없으며, 실제 전시(戰時)에는 무력화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KJCCS는 육·해·공군은 물론 미군과 비밀문서를 '실시간 공유'하며 지도 등 각종 시각적인 정보도 입체적으로 처리하는 다중 통신 체계이기 때문에 전화·팩스 등 양방향 통신만으로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군 안팎에서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화재 전부터 KT와 SKT, LG유플러스 세 망을 구축해놓으면 한 망이 망가져도 나머지 두 개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하는 단계였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중망 구축 방책을 추진하던 차에 사고가 났다'는 변명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실제로 한미연합사령부는 KT 아현지사 화재로 남태령 벙커와 KJCCS를 통한 연락이 두절되자 위성 차량을 부르려 했다고 한다. 이는 다른 유선 백업망이 없었기 때문에 나선 조치였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0월17일 문재인 대통령이 해외로 출국한 와중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가정보원장, 국방부·통일부 장관, 청와대 안보실 차장 등을 대동하고 DMZ 화살머리고지를 찾아 일명 'DMZ 선글라스 시찰'을 한 뒤 자체 홍보 영상을 청와대 공식 홈페이지 등에 게재하기도 했다.(연합뉴스)
●'폐쇄, 중단, 해체, 제거, 철수'…"힘의 우위" 운운하더니 역주행만
대비태세의 '구멍'이 드러나기 전부터도 군은 '근간이 흔들린다'는 우려를 자초해 왔다.
지난해 5.9 대선 당선과 함께 국군통수권을 넘겨 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 초기까진 "확고한 대북 억제력" "압도적인 힘의 우위"(지난해 12월8일 전군 주요지휘관들과 오찬)를 입에 올렸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북한 비핵화 진전 없이 이뤄지는 남북 타협을 '평화'로 치적하는 언급이 급증했고, 방어 목적의 '한국형 3축 체계(Kill chain·KAMD·KMPR)' 구축조차 삐걱대고 있다. 오히려 미군의 전시 개입을 막으려는 듯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최우선 과제처럼 삼아왔다.
전작권 '전환'은 문 대통령을 비롯한 현 좌파 집권세력이 야권 시절 '빼앗긴 걸 되찾아 온다'는 뉘앙스로 사용하던 "환수"가 일부 완화된 것이다. 사실상 전작권 '분리'다. 미국 국방부는 한미SCM 협의 등 과정에서 그 취지 자체는 공감하면서도, 시기를 못박지 않고 한국군에 "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을 지속 발전시킬 것"(올해 10월말 한미 국방장관이 서명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연합방위지침')을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군 당국의 행보는 '방위능력 발전'으로부터 전면 역주행하고 있다. 북한은 핵무기와 탄도미사일과 각종 대량살상무기를 철폐하긴커녕 개발을 지속하고 있고 6.25 기습남침 전쟁범죄에 대한 책임 소재부터 인정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에서다.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의 군의 행보를 놓고 안보 전문가들은 "안보역량을 축소하는 것은 북한의 질적인 변화와 한반도 주변 안보정세의 개선에 따른 결과여야 하는데, 무차별적으로 역량이 훼손·제거·불능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