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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형법 제92조의6 존치 필요성에 대한 검토 (임천영 변호사) 조회: 2,520   작성일: 17-05-04  
글제목: 군형법 제92조의6 존치 필요성에 대한 검토 (임천영 변호사)
작성자: 바른 군인권 연구소
이메일: wabes99@hanmail.net
국방경비법

 

군형법 제92조의6 존치 필요성에 대한 검토  

                     

      임천영 변호사 국방부 前 법무관리관

 

Ⅰ. 서론

 

  우리 헌법재판소는 군형법상 추행죄에 대하여 “군대라는 특수성과 추행죄의 보호법익”을 이유로 지속적으로 합헌이라는 결정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동성애를 직접적으로 규율하고 있는 일반법은 없다. 그러나 현재 우리 군형법에서는 군인간의 추행에 대하여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다. 군형법은 군사범죄와 형벌에 관한 법이다. 실질적의미의 군형법은 고유의 군사법 즉 군의 조직, 질서 및 그 통제력에 대한 침해행위를 내용으로 하는 범죄와 그에 대한 제재로서 형벌을 과하는 국법 질서의 일부를 말한다.1)

국가는 대외적으로 독립적 지위를 유지하고 대내적으로 국민의 자유․평화․재산권 등을 수호함을 궁극의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국가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가 그 자체의 존립과 안전보장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국가방위를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 군이다.

 군이 군의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지휘체계를 확립하여야 하며 명령에 대한 자발적인 복종과 엄정한 군기확립이 요구된다. 이러한 군대의 규율 및 군기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 군형법의 목적이다. 군형법은 군인과 군사범을 규율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특별형법이다. 군형법은 군의 조직과 규울을 침해하는 일정한 행위에 대하여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군형법은 제15장에서 강간과 추행의 죄의 유형화하여 처벌하고 있다. 제92조(강간), 제92조의2(유사강간),2) 제92조의3(강제추행),3) 제92조의4, 제92조의5(미수범), 제92조의6(추행),4) 제92조의7(강간 등 상해ㆍ치상), 제92조의8(강간 등 살인ㆍ치사) 등이다.

지금까지 동성애단체에서는 군형법 제92조의6 추행죄에 동성애자를 처벌하는 법규라며 이에 대한 폐지운동과 더불어 위헌소송을 제기한바 있으나 헌법재판소는 3차례에 걸쳐 합헌결정을 하였다.

국방부 부대관리훈령에 의하면 “병영 내 동성애자 병사를 평등하게 취급되어야 하며, 동성애 성향을 지녔다는 이유로 차별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군형법 제92조의6 조항도 동성애자를 차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군기강 확립과 건전한 내무생활 보호를 위해 동성애 병사의 “병영내에서의 모든 성적행위는 금지”하고 있는 동성애자 성적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것이다.

 

Ⅱ. 연혁

 

1. 군정법령

 

 가. 국방경비법[시행 1948.8.4.] [군정법률 제0호, 1948.7.5., 제정]

  제50조 (기타 각종의 범죄) 여하한 군법피적용자든지 자해, 방화, 야도, 가택침입, 강도, 절도, 횡령, 위증, 문서 위조, 계간, 중죄를 범할 목적으로 행한 폭행, 위험 흉기, 기구 기타 물건으로 신체 상해의 목적으로 행한 폭행 또는 신체 상해의 목적으로 행한 폭행 또는 사기 혹은 공갈을 범하는 자는 군법회의 판결에 의하여 처벌함.

 

나. 해안경비법[시행 1948.7.5.] [군정법률 제0호, 1948.7.5., 제정]

 제13조 (기타각종의 범죄) 여하한 본법피적용자든지 과실살인, 자해, 방화, 야도, 가택침입강도, 절도, 횡령, 위증, 문서위조, 계간, 중죄를 범할 목적으로 행한 폭행, 위험한 흉기, 흉구 기타 물건으로 신체상해의 목적으로 행한 폭행을 범하는 자는 군법회의판결에 의하여 처벌함.

 

1948년, 통위부, 즉 현재의 국방부에서 발간된 `국방 경비법(國防警備法)`에 관한 법령집(法令輯)이다. 이 책자에는 국방경비 업무수행을 위한 각종 법령 등이 수록되어 있다. 통위부는 미군정(美軍政) 당시 조직된 군사통할 기관으로서 1946년 6월 창설되었다. 8. 15광복 후인 1945년 11월 13일 미 군정청이 설치한 국방사령부를 대신해 이듬해 6월 개칭된 군사 통할기관으로, 국방부의 전신이다. 광복 후 남한에 진주한 미군이 군정법령에 의거, 군정청 안에 국방사령부를 설치한 뒤 국방력 관련 제반 업무에 착수, 산하에 군무국과 경무국을 두고 국방 및 경찰 업무를 관장하였다. 그러나 국방과 경찰을 하나의 기구 안에 둠으로써 많은 문제점이 발생, 1946년 3월 국(局)을 부(部)로 바꾸어 국방사령부를 국방부로 승격시키고, 군무국에 있던 해군부와 육군부는 그대로 존속시켰다. 하지만 1946년 5월, 제1차 미소공동위원회에서 소련측의 항의를 받아들여 국방 개념을 국내 치안 개념에 한정한다는 뜻에서 국방부를 다시 국내경비부로 개칭하기로 하였으나, 한국측에서 대한제국 당시의 3영 가운데 하나인 통위영(統衛營)을 주장, 결국 국방부를 통위부로 고치고 군무국을 폐지한 뒤 산하에 조선경비국과 조선해안경비국을 두었다. 통위부는 1948년 정부수립 때 다시 국방부로 개칭되었다.

 

2. 군형법

가. [법률 제1003호, 1962.1.20., 제정]

제92조 (추행) 계간 기타 추행을 한 자는 1년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1962년 법률 제1003호로 제정된 구 군형법 제92조 (추행)는 “계간 기타 추행을 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위 규정 중 ‘기타 추행’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논의되어 왔으나, 헌법재판소는 2002. 6. 27. 선고 2001헌바70 결정 및 2011. 3. 31. 선고 2008헌가21 결정에서 위 규정 중 ‘기타 추행’에 관한 부분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이나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아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

 

나. [법률 제9820호, 2009.11.2., 일부개정]

제92조의5(추행) 계간(鷄姦)이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2009년 법률 제9820호로 개정된 구 군형법에서는 제92조의2에 폭행이나 협박으로 군형법 제1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규정된 사람(이하 ‘군인’이라고만 한다)을 추행한 사람을 처벌하는 ‘강제추행죄’를, 제92조의3에 ‘군인’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한 사람을 처벌하는 ‘준강제추행죄’를 별도로 신설하고, 제92조의8에 이들 범죄를 친고죄로 규정하는 한편, 종전에 제92조 에 규정되어 있던 ‘추행죄’를 제92조의5(심판대상조항)로 이동하여 “계간(鷄姦)이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여 법정형을 높이고 친고죄의 대상에서는 제외하였다.

 

다. [법률 제11734호, 2013.4.5., 일부개정]

제92조의6(추행) 제1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규정된 사람에 대하여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2013년 법률 제11734호로 개정된 군형법은 기존의 친고죄 규정을 삭제하는 한편, 기존의 추행죄를 제92조의5(심판대상조항)에서 제92조의6으로 이동하면서 “제1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규정된 사람에 대하여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여, 추행행위의 객체를 ‘군인’으로 명시적으로 한정하고, 통상 남성 사이의 성교행위를 지칭하는 용어인 ‘계간’을 ‘항문성교’로 바꾸어 규정하였다.

 

3. 미군 군형법5)

 

1) 미국은 1778년 이래로 남성이 중심이 된 군복무제도를 운용해오고 있다. 1917에 발효된 군율(the Articles of War of 1916)에서는 군법 중에는 처음으로 동성애 처벌에 대하여 언급되고 있다. 그 후 1920년에 새로 발효된 군율(the Articles of War of 1916)에서는 동성애를 처벌하는 독립규정을 신설하였으며, 이 규정은 1951년까지 그대로 유지된다. 1951년에 이러한 동성애 처벌규정은 통일군사재판법 제125조(Article 125 of the Uniform Code of Military Justice)에 의하여 대체되게 된다. 그 후 통일군사재판법에서는 다양한 동성애 행위에 대하여 처벌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미군은 군대에서의 동성애 행위에 대한 위와 같은 처벌뿐만 아니라 동성애자들을 군에서 배제하는 정책도 유지하여 왔다. 그러나 이러한 군대 내에서의 동성애 금지규정과 국가안보에 대한 상관관계에 대한 인식은 서서히 변화되어 왔다.

 

2) “Don't ask, Don't tell” 정책

1994년 2월 28일에 군대내 동성애 정책(일명, “Don't ask, Don't tell”)이 법률로 입안되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캠페인에서 군대에서 동성애자가 근무하는 것을 금지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러나 대통령이 된 이후, 이 정책 추진에 있어서 의회와 국방부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치게 된다. 그래서 클린턴 행정부와 의회․국방부의 타협안으로 동성애자들도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들어내지 않는 한, 군대에서 복무할 수 있는 “Don't ask, Don't tell”이 도입되게 된 것이다.6)

“Don't ask, Don't tell” 정책은 이전의 미군의 동성애 정책과는 차별성을 지닌다. “Don't ask, Don't tell” 정책이 도입되기 전에는 군대에서 동성애 행위에 대한 형사적 처벌 조치를 감수하거나, 동성애자들이 군에서 복무하는 것 자체가 배제되었다. 그러나 “Don't ask, Don't tell” 정책에서는 복무자들이 그(녀)의 성적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으면 군에 복무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 그리고 동성애자들이 군 복무 중에 행한 동성애 행위에 대하여 독자적인 증거(independent evidence) 없이는 추궁당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Don't ask, Don't tell” 정책은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의 근거를 완화시켰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Don't ask, Don't tell” 정책에서는 명확한 증거 없이 군 복무자에게 군이 동성애의 성향이 있는지를 묻는 것 자체가 금기시 되어있기에, 기존의 동성애 정책에 비하여 군대 내에서 동성애자의 인권을 향상시킨 정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4. 국방부 부대관리훈령(국방부 훈령 제1932호(2016. 7. 1.))

제7장 동성애자 병사의 복무 

제252조(목적) 이 장은 병영내 동성애자 병사의 인권을 보호하고, 동성애자    병사가 다른 병사들과 마찬가지로 군복무를 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보장함으로써 군의 전력 향상과 복무수행의 능률 증진을 목적으로 한다.

  제253조(기본원칙) ① 병영 내 동성애자 병사는 평등하게 취급되어야 하며, 동성애 성향을 지녔다는 이유로 차별받지 아니한다.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동성애자 병사의 병영내에서의 모든 성적행위는    금지된다. 이에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 또는 제4편제6장에 따른 절차에 따라 징계처분 한다.

  ③ 병영내 동성애자 병사의 지휘관을 비롯하여 동성애자 병사의 인적사항을 기록·관리하고 있는 인사장교, 군의관, 군종장교, 법무장교, 행정보급관 등(이하 이 장에서 “지휘관 등”이라 한다)은 동성애자 병사의 인권이 부당하게 침해받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④ 지휘관 등은 병영내 동성애자 병사의 고충 및 애로사항을 파악하여 보직·근무여건·생활여건 개선·상담 등의 조치를 하되, 위 병사의 복무부적응이 현저한 경우 현역복무부적합처리 후 전역 조치를 할 수 있다. 다만, 동성애 사유만으로는 현역복무부적합처리를 할 수 없다.

제254조(신상비밀 보장) ① 지휘관 등은 병영 내 병사들에 대하여 성지향     성 설문조사 등을 통해 적극적인 동성애자 식별 활동을 할 수 없다.

  ② 지휘관 등은 병영 내 동성애자 병사에 대하여 성 경험·상대방 인적사항 등 사생활 관련 질문을 금지한다.

  ③ 지휘관 등은 병 생활기록부를 제외한 각종 서류에 동성애자 병사의     인적사항 기록을 금지한다. 다만, 동성애자 병사는 전역시까지 대대장의 관심병사로 보호 및 지도하도록 한다.

  ④ 지휘관 등은 동성애자 입증 취지의 관련자료 등의 제출 요구를   금지한다.

  ⑤ 지휘관 등은 병영내 동성애자에 대한 면담·상담기록 및 의무기록   등이 관계자 이외의 사람에게 유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제255조(아웃팅의 제한) ① “아웃팅(Outing)”이란 타인에 의해 동성애자인   것으로 밝혀지는 것을 말한다.

  ② 어느 누구도 동성애자 병사의 동의가 없는 한, 부모·친구·부대에 동성애 사실을 알려서는 아니 된다. 다만, 자살 등 사고 가능성이 현저  한 경우 또는 군의관이 지휘관의 사고예방업무에 중요하다고 판단하 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제256조(차별금지) ① 동성애자에 대한 구타·가혹행위·모욕·욕설·성희롱·성폭력등을 금지한다. 이러한 사실이 있는 경우 즉각 보고하고, 해당자를 엄중 처벌한다.

  ② 지휘관 등은 동성애자 병사가 단순히 동성애자임을 스스로 밝히는  경우에 강제 전역조치를 할 수 없다.

  ③ 지휘관 등은 법령에 위반하여 동성애자 병사에 대하여 강제 채혈및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검사의 강요를 할 수 없다.

  ④ 그린캠프나 병원에의 입소·입원 조치가 부대에서 동성애자 병사를 격리시키는 수단으로 사용되어서는 아니 된다.

  제257조(교육 및 상담 강화) ①  지휘관 등은 장병 인권교육에 ‘성적소수자 인권보호’에 대한 교육 내용을 포함하도록 한다.

  ② 동성애자 병사는 지휘관 등에게 복무상의 고충 등을 해소하기 위해    성적 소수자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는 자와의 상담을 요청할 수 있다.

  ③ 지휘관 등은 동성애자 병사 관련 교육 및 상담에 있어 필요한 경우 국방부 및 각 군 인권과에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④ 지휘관 등은 장병 인권교육에 ‘성적소수자 인권보호’에 대한 교육     내용을 포함하도록 한다.

제258조(지속적인 지휘관심 경주) ① 지휘관 등이 병사와의 면담 또는 제255조제2항 단서 등으로 인하여 동성애자 병사임을 안 경우에는 즉시 보호 및 관심병사로 선정하여 지속적인 지휘관심을 갖도록 한다.

  ② 지휘관 등은 동성애자 병사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다음 각 호의   조치를 하도록 한다.

   1. 필요시 보직 및 근무지를 조정

   2. 가용시 침실 및 샤워장 사용여건을 개선

 

Ⅲ. 내용

 

1. 보호법익

 

 형법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등에서 추행과 관련된 일반적인 형벌규정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형법 제298조, 제302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제11조 등), 군형법 제92조의6이 추행에 관하여 별도의 처벌규정을 둔 것은, 상명하복의 엄격한 규율과 집단적 공동생활을 본질로 하는 군대의 특수한 사정을 고려한 것이다. 즉 군 내부에 성적으로 문란한 행위가 만연하게 된다면 궁극적으로 군의 전투력 보존에 직접적인 위해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 발생을 예방하기 위하여 군형법 제92조의6을 제정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군형법 제92조의6은 군 내부의 건전한 공적생활을 영위하고, 군 조직 전체의 성적건강을 유지하기 위하여 제정된 것으로서, 주된 보호법익은 ‘개인의 성적 자유’가 아니라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라는 사회적 법익이라 할 것이다(헌재 2011. 3. 31. 2008헌가21).7)

 

2. 적용범위

 

가. 민간인과의 추행

 군법피적용자가 민간인에 대하여 한 경우에도 적용되는지 여부에 대해 많은 비판이 있었다.

첫째로 대법원은 “군형법 제92조 소정의 추행은, 군내부의 건전한 공적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이른바 군대가정의 성적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민간인과의 사적생활 관계에서의 변태성 성적만족 행위에는 적용할 수 없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라고 하였다. 그 이유는 “군법 피적용자와 민간인과 간에 이루워진 추행행위에도 군법 피적용자에게 본조를 적용할 수 있다면 그 상대방인 민간인의 추행사실이 공개되므로서 그 명예를 오손하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게 되며, 또 본죄는 친고죄가 아니므로 고소없이 처벌할 수 있으나 본죄보다 중한 강제추행죄는 친고죄임으로 고소가 있어야 비로소 처벌할 수 있으므로 소송조건에도 균형을 잃은 결과가 되는 점등을 종합 비교하면 본죄의 입법취지는 원심판결이 판시한 것과 같이 군내부의 건전한 공적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이른바 군대가정의 성적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민간인과의 사적생활관계에서의 변태성성적만족행위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할 것”이다 라고 판시하였다.8)

 

둘째로, 헌법재판소 2011. 3. 31. 자 2008헌가21 결정에서 재판관 조대현의 한정위헌의견이 있었다. 그 이유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군대라는 특수한 공동사회의 기강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고, 구 군형법 제92조 는 “계간 기타 추행한 자”라고만 규정할 뿐 “기타 추행”의 행위 대상과 장소를 제한하지 않았다. 따라서 위 법률조항의 문언상, 군인의 추행행위는 군영(軍營) 내외를 불문하고, 그 상대방이 군인이든 민간인이든 동성(同性)이든 이성(異性)이든 불문하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모두 적용된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 사건 법률조항을 ‘군인이 군영 외에서 민간인을 상대로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에도 적용하는 것은, 군대라는 특수한 공동사회의 기강을 보호한다는 입법목적의 범위를 넘는 것이므로, 처벌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추행행위를 위하여 강제력이 동원된 경우에도 형법 등에 규정된 강제추행죄 등으로 처벌하는 것은 몰라도 군대의 기강을 위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적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을 ‘군인이 군영 외에서 민간인을 상대로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기본권을 제한할 필요도 없이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이나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은 비판과 지적이 있어 군형법 제92조의6의 입법취지에 맞게 추행죄에 대한 적용범위를 군인상호간의 행위로 제한하였다. 즉 법률 제11734호, 2013.4.5., 일부개정시 “92조의6(추행) 제1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규정된 사람에 대하여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하여 적용범위를 “제1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규정된 사람”으로 제한하였다.

 

나. 이성간의 추행

 이성간의 추행에 대하여도 군형법 제92조의6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인가? 이성간이라고 하더라도 ‘군기를 침해하는 비정상적인 성적 만족행위’에 해당된다면 군형법상 추행죄에 해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여군의 경우에는 의무복무자가 없으며 부사관이상 간부로 근무하기 때문에 대부분 영외생활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성간 추행행위가 발생한다고 하여도 실제적으로 이를 인지하여 처벌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다. 영외에서의 추행

 군형법 제92조의6에서는 “제1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규정된 사람에 대하여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으로만 규정하고 있고 범죄발생지가 영내인지 영외를 포함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 추행죄의 보호법익이 “군 내부의 건전한 공적생활을 영위하고, 군 조직 전체의 성적건강을 유지하기 위하여” 제정된 것이기 때문에 영외에서 발생한 경우는 제외하여야 할 것이다.

국방부 훈령에 의하면 “지휘관 등은 병영 내 병사들에 대하여 성지향성 설문조사 등을 통해 적극적인 동성애자 식별 활동을 할 수 없다. 지휘관 등은 병영 내 동성애자 병사에 대하여 성 경험·상대방 인적사항 등 사생활 관련 질문을 금지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영외에서 발생한 경우에 이를 인지하고 처벌하는 것은 사실상의 제약으로 인해 어려움이 예상된다.

 

3. 항문성교 및 추행

 

  군형법 제92조의6에서는 “제1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규정된 사람에 대하여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으로만 규정하고 있다. 구 군형법에서는 ‘계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으나 비하적인 표현으로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렵고, 동성애 처벌규정 내지 성적 지향에 대한 처벌 조항으로 위헌 논의가 있어 2013. 4. 5. 군형법 개정시 ‘항문성교’로 개정하였다.

 

 ‘추행’이란 정상적인 성적 만족 행위에 대비되는 다양한 행위태양을 총칭하는 것으로, 그 구체적인 적용범위는 사회적 변화에 따라 변동되는 동태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나 그 대표적이고 전형적인 사례가 ‘계간’이며, ‘계간’의 사전적 의미는 ‘사내끼리 성교하듯이 하는 짓’으로 남성 간의 항문성교를 뜻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주된 보호법익은 ‘개인의 성적 자유’가 아니라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라는 사회적 법익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말하는 “기타 추행”이란, 계간에 이르지 아니한 동성애 성행위 등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도덕관념에 반하는 성적 만족 행위로서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를 침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고,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자의 의사, 구체적 행위태양, 행위자들 사이의 관계, 그 행위가 공동생활이나 군기에 미치는 영향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2417 판결 ; 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8도2222 판결 등 참조).9)

 

 “그 밖의 추행”이란 결국 폭행ㆍ협박에 의한 강제추행이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준강제추행을 제외하고,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면서 계간에 이르지 아니한 동성 군인 사이의 성적 만족 행위로서,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를 침해하는 것을 의미하며, 구체적 사건에서 동성 군인 사이의 성적 행위가 심판대상조항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자의 의사, 구체적 행위 태양, 행위자들 사이의 관계, 그 행위가 공동생활이나 군기에 미치는 영향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되어야 할 법원의 통상적인 법률해석ㆍ적용의 문제라 할 것이다.10)

 

 중대장인 피고인이 소속 중대원인 피해자들의 양 젖꼭지를 비틀거나 잡아당기고 손등으로 성기를 때린 사실은 인정되지만, 그 범행 장소가 소속 중대 복도 및 행정반 사무실 등 공개된 장소이고, 범행 시각이 오후 또는 저녁시간으로서 다수인이 왕래하는 상태였으며, 피해자도 특정인이 아닌 불특정 다수인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들이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거나 이러한 행위가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11)

 

Ⅳ. 위헌성 논란12)

              

1. ‘그 밖의 추행’을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한 구 군형법(2009. 11. 2. 법률 제9820호로 개정되고, 2013. 4. 5. 법률 제117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2조의5 중 ‘그 밖의 추행’에 관한 부분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구 군형법 제92조의5 는 예시적 입법형식을 취하는데 예시조항인 ‘계간’이 남성 사이의 항문성교를 의미하는 점, 동성 간에 폐쇄적으로 단체생활을 하는 군의 특성상 동성 사이의 비정상적인 성적 교섭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점, 심판대상조항의 주된 보호법익이 사회적 법익인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인 점을 고려할 때, 심판대상조항의 ‘그 밖의 추행’은 동성 군인 사이의 성적 행위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1962년 개정된 구 군형법은 모든 단계의 강제력 행사로 인한 추행을 단일조항인 제92조 의 ‘기타 추행’으로 규제하여 처벌범위의 광범위성으로 인한 문제가 있었으나, 2009년 개정된 구 군형법은 폭행ㆍ협박에 의한 강제추행죄( 제92조의2 )와 심신상실ㆍ항거불능을 이용한 준강제추행죄( 제92조의3 )를 별도의 조항으로 분리하여 규정함으로써 심판대상조항의 ‘그 밖의 추행’은 강제추행 및 준강제추행을 제외한 범위에서의 추행으로 제한되게 되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말하는 ‘그 밖의 추행’이란 강제추행 및 준강제추행에 이르지 아니한 추행으로,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며 계간에 이르지 아니한 동성 군인 사이의 성적 만족행위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며, 그 해당 여부는 법원의 통상적인 법률해석ㆍ적용의 문제에 불과하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2.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군인의 성적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헌법재판소는 헌재 2002. 6. 27. 2001헌바70 결정 및 헌재 2011. 3. 31. 2008헌가21 결정 에서, “ 구 군형법 제92조 의 ‘기타 추행’은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의 확립을 입법목적으로 하는데, 동성 군인 사이의 성적 만족행위를 금지하고 형사처벌하는 것은 이러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며, 우리나라의 안보상황과 징병제도 하에서 단순한 행정상의 제재만으로는 동성 군인간의 추행행위를 효과적으로 규제하기 어려우므로, 위 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라고 판단하였다. 위 조항은 이후 심판대상조항으로 개정되면서 2년 이하의 징역으로 법정형이 상향되었으나, 여전히 다른 법률에 규정된 추행 관련 범죄와 비교하여 그 법정형이 지나치게 무겁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구체적 사정에 따라 선고유예 또는 집행유예가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에서 위 선례의 판단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군인의 성적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3. 심판대상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소극)

 

 심판대상조항은 ‘폭행ㆍ협박에 의한 강제추행’을 그 적용범위에 포함하지 않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의 추행죄의 적용을 받는 ‘군인’과 형법 제298조 의 강제추행죄의 적용을 받는 ‘일반 국민’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해당되지 아니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단지 동성 군인 사이에 성적 행위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하는 규정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며 계간에 이르지 아니한 동성 군인 사이의 성적 만족행위로서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를 침해하는 것만을 처벌하는 규정이므로, 가사 그로 인하여 동성 군인이 이성 군인에 비하여 차별취급을 받게 된다 하여도 이는 앞서 살펴본 군의 특수성과 전투력 보존을 위한 제한으로써 차별취급의 합리적 이유가 인정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도 위반하지 아니한다.

 

Ⅴ. 결 론

 

  군대의 특수성과 추행죄의 보호법익을 고려하여 추행죄에 대하여 합헌 결정을 하는 것은 계속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국가안보를 책임지고 확고한 명령 및 지휘체계를 유지하여야 할 군에서 동성애 성적행위에 대해 처벌하지 않고 방관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더욱이 우리 사회는 소수자인 동성애자의 권리 인정에 있어서 상당히 보수적인 입장이다. 동성애자에 대한 권리인정을 위해서는 사회구성원들의 합의가 필요하다.

 군대라는 계급사회에서 상급자와 하급자간의 상호합의라는 것은 존재할 수 없다. 합의에 의한 동성애 성적행위에 대해 처벌하는 것은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이 반감에 기초한 차별과 이를 이유로 형벌을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군의 본질이 군기강 확립과 건전한 내무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1) 육․해․공군 군사법원, 군형법 주해, 2015.2면

2) 폭행이나 협박으로 제1조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규정된 사람에 대하여 구강, 항문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 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를 한 사람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3) 폭행이나 협박으로 제1조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규정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사람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4) 제1조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규정된 사람에 대하여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5) 이 내용은 임영덕, “미국과 한국에서의 군대 내 동성애 정책에 대한 고찰”, 미국헌법연구 제22권 제3호, 2011. 380-382면에서 인용하였다.

6) 임영덕, “미국과 한국에서의 군대 내 동성애 정책에 대한 고찰”, 미국헌법연구 제22권 제3호, 2011. 379면

7) 헌법재판소 2016. 7. 28. 자 2012헌바258 결정

8) 대법원 1973. 9. 25. 선고 73도1915 판결

9) 헌법재판소 2011. 3. 31. 자 2008헌가21 결정

10) 헌법재판소 2016. 7. 28. 자 2012헌바258 결정

11) 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8도2222 판결

12) 헌법재판소 2016. 7. 28. 자 2012헌바258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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