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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109 작성일: 16-12-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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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형법상 추행죄에 관한 법적 검토
임 슬 기 국방부 송무TF팀 소속 군법무관
Ⅰ. 서 론
최근 헌법재판소는 2012헌바258 ‘군형법 제92조의5 위헌소원사건(이하 “이 사건 위헌소원”이라 합니다)’에서 가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군형법상 추행죄와 관련하여 헌법재판소에서는 총 3차례의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으나, 현행 군형법 제92조의6(이하 “해당 법률조항”이라 합니다) 추행죄 조항이 동성애자를 차별하는 위헌적인 법률조항이라는 주장 또한 지속적으로 주장되고 있는 바, 아래에서는 해당 법률조항의 합헌성 및 필요성에 대하여 검토해보고자 합니다.
해당 법률조항의 합헌성 및 필요성을 고찰하기 위해서는 국방부의 동성애자에 관한 입장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인데, 국방부훈령인 「부대관리훈령」 제260조 제1항에서는 병영 내 동성애자 병사는 평등하게 취급되어야 하며, 동성애 성향을 지녔다는 이유로 차별받지 아니함을 규정하여 동성애자에 관한 차별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제252조에서는 병영 내 동성애자 병사의 인권을 보호하고, 동성애자 병사가 다른 병사들과 마찬가지로 군복무를 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보장한다고 규정하는 등 위 훈령은 동성애자 병사도 동등하게 군복무를 할 수 있는 규정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 위 훈령 뿐 아니라 군조직과 관련한 어떠한 법 규정에서도 성적 정체성을 이유로 한 처벌규정을 정하고 있지 않고 있으나, 다만 동성 간의 병영 내에서의 성적행위는 군의 성도덕 및 군기강의 확보, 더 나아가 국가안보를 위하여 금지하고 있습니다. 관련 규정을 살펴볼 때, 국방부는 동성애자를 이성애자와 마찬가지로 동등하게 취급하고 있으며, 그 어떤 차별도 금지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아래에서는 이러한 국방부의 입장을 전제로 해당 법률조항의 합헌성 및 필요성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Ⅱ. 해당 법률조항의 합헌성
1. 해당 법률조항의 입법목적 및 보호법익
해당 법률조항의 입법취지는 ‘집단적 공동생활을 전제로 하는 군의 절대적 요소인 군기’를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며, 주된 보호법익은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 및 군기의 보호’입니다. 즉, 해당 법률조항은 규율과 공동생활을 중심으로 하는 군내 기강과 질서를 유지하고 정신전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부득이 일정한 행위태양이 군내에서는 금지된다는 점을 경고하여 그 보호법익을 보장하는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도 해당 법률조항이 군 내부의 건전한 공적생활을 영위하고, 군 조직 전체의 성적건강을 유지하기 위하여 제정된 것으로서, 주된 보호법익은 ‘개인의 성적 자유’가 아니라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라는 사회적 법익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헌법재판소2011. 3. 31.선고2008헌가21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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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반여부
헌법재판소는 2002. 6. 27. 2001헌바70결정에서 개정 전 이 사건 법률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는바, 2009년 군형법이 개정되어 군인등강제추행죄 등이 신설된 이후인 2011. 3. 31. 선고, 2008헌가21 결정 및 이 사건 위헌소원에서도 동일한 결정을 한 바 있습니다. 위 헌법재판소의 결정에서 해당 법률조항의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반과 관련한 결정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이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되는지 여부
(1)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헌법 제12조 및 제13조를 통하여 보장되고 있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은 범죄와 형벌이 법률로 정하여져야 함을 의미하고, 이러한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명확하여야 한다 하더라도, 모든 구성요건을 단순한 의미의 서술적인 개념으로 규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다소 광범위하여 어떤 범위에서는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이 필요하더라도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으로 하여금 그 적용대상자가 누구이며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금지되고 있는지 여부를 충분히 알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 이는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2) 판단
(가) 예시적 입법형식과 명확성원칙
이 사건 법률조항의 경우, 범죄구성요건적 수단 등에 대하여는 문언적 제한을 가하지 아니하면서 대표적 구성요건인 ‘계간’을 판단지침으로 예시한 다음, 어느 정도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용어인 ‘추행’을 그대로 일반조항으로 사용하는 예시적 입법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예시적 입법형식의 경우 구성요건의 대전제인 일반조항의 내용이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법관의 자의적인 해석을 통하여 그 적용범위를 확장할 가능성이 있다면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 따라서 예시적 입법형식이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으려면, 예시한 개별적인 구성요건이 그 자체로 일반조항의 해석을 위한 판단지침을 내포하고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일반조항 자체가 그러한 구체적인 예시를 포괄할 수 있는 의미를 담고 있는 개념이 되어야 한다.
(나) “기타 추행”의 의미
이 사건 법률조항 중 일반조항에 해당하는 ‘추행’이란 정상적인 성적 만족 행위에 대비되는 다양한 행위태양을 총칭하는 것으로, 그 구체적인 적용범위는 사회적 변화에 따라 변동되는 동태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나 그 대표적이고 전형적인 사례가 ‘계간’이며, ‘계간’의 사전적 의미는 ‘사내끼리 성교하듯이 하는 짓’으로 남성 간의 항문성교를 뜻한다. 또한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의 주된 보호법익은 ‘개인의 성적 자유’가 아니라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라는 사회적 법익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말하는 “기타 추행”이란, 계간에 이르지 아니한 동성애 성행위 등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성적 만족 행위로서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를 침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고,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자의 의사, 구체적 행위태양, 행위자들 사이의 관계, 그 행위가 공동생활이나 군기에 미치는 영향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다) 소결
그렇다면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 감정을 가진 군인은 어떠한 행위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구성요건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고 판단되고, 그 전형적인 사례인 ‘계간’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추행’이 무엇인지를 해석할 수 있는 판단지침이 되며, 대법원 판결 등에 의하여 이미 이에 관한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해석기준이 제시되고 있는 이상, 법집행기관이 이 사건 법률조항을 자의적으로 확대하여 해석할 염려도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위 헌법재판소의 결정 및 최근 2016. 7. 28. 2012헌바258 결정 내용을 살펴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문언의 의미가 불명확하지도 않을뿐더러 행위의 정도 및 주체, 객체에 관하여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으므로 행위자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처벌받은 행위가 무엇인지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습니다. 즉, 이 사건 법률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습니다.
3. 과잉금지원칙 위반여부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정성 여부에 대하여
이 사건 위헌소원에서 청구인은 폭행·협박에 의하여 추행한 사람이 피해자와 합의되어 고소가 취소된 경우 공소권이 없어 군검찰이 기소하지 못할 때 이를 처벌하기 위한 법규정으로 해당 법률조항을 해석하여 이에 따라 공소를 제기하고 처벌하는 것은 해당 법률조항의 본래 입법 목적인 동성 군인 간의 성적만족 행위를 금지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으며 고소가 취소된 강제추행을 형사 처벌하는 것이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으나,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해당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습니다.
첫째, 해당 법률조항의 입법 목적은 동성 군인간의 성적만족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군 내부의 건전한 공적생활을 영위하고, 군 조직 전체의 성적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며, 동성 군인간의 성적 만족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이러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일 뿐입니다.
둘째, 군검찰은 군형법상 성범죄가 모두 비친고죄로 개정된 이상 군인등강제추행죄와 군형법상 추행죄에 모두 해당하는 경우 법정형이 높은 군인등강제추행죄로 처리할 것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군형법」, 육군종합행정학교, 2014, 335면
따라서 더 이상 고소가 취소된 강제추행을 형사 처벌하기 위하여 군형법상 추행죄로 기소하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비친고죄로 개정되기 이전의 경우에도 군인등강제추행죄의 추행과 군형법상의 추행은 동일한 구성요건이나 규범의 의미가 다르고, 대법원도 강제추행죄가 성립함과 동시에 별도로 추행죄의 구성요건도 충족할 수 있다고 판시 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4도733 판결, 고등군사법원 2013노211 판결 참조
하므로, 고소가 취소된 강제추행이라 할지라도 군형법상 추행에 해당된다면 입법목적인 군 내부의 건전한 공적생활을 영위하고, 군 조직 전체의 성적건강을 유지하기 위하여 군형법상 추행죄만으로 기소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셋째, 동성 군인간 성적 만족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형사 처벌하는 것은 군 내부의 건전한 공적생활을 영위하고, 군 조직 전체의 성적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으로 인정됩니다.
군 생활은 그 업무의 특수성으로 인해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가 강하게 요구됩니다. 군에서의 전우란 생활의 매우 많은 부분을 공유하는 관계이며 민간 사회에 비해 한 개인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본질적으로 클 수밖에 없습니다. 군내에서는 개인과 개인 간 완충역할을 해주는 사적 영역이 매우 축소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에 더하여 동성애자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보장하는 취지에서 동성애자라는 것을 본인의 의사에 반해 공개하지 않도록 하고 있는 우리 군의 정책방향에 비추어볼 때 동성애자 본인이 스스로 밝히지 않는다면 그 사람이 동성애자인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원칙적으로 없습니다. 그런데 위와 같은 군 생활의 특수성에 더하여 위계질서가 강한 계급사회라는 군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추행행위에 대한 불처벌시 심각한 처벌의 흠결이 발생함을 알 수 있습니다.
군 생활 중 남군·여군은 성 차이를 인정하여 일정한 생활구분을 하는 반면, 동성 내의 이성애자와 동성애자는 동성이라는 이유로 생활구분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동성애자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고려할 때 이와 같은 생활구분은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때문에 군인이라는 이유로 타인과의 완충장치 없이 병영생활을 해야 하는 다수의 군인들 입장에서는 본인이 생활 속에서 누군가에게 성적 욕망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병영생활의 커다란 두려움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폭행·협박을 수반한 추행행위에 대해서는 보호받을 수 있으나, 상대가 상급자인 경우나 위력의 정도에 불과한 추행을 당할 경우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것은 군 생활의 커다란 불안요소가 됩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를 저해해 국가안보의 핵심 기구인 군의 기능을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 사건 위헌소원에서 청구인은 군인 간 성범죄는 성욕이 아니라 권력의 폭력적 행사에 의한 것이므로 동성애자간 성행위는 문제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나, 성범죄의 심리학적 원인에 대해서는 일률적으로 규정지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동성애라는 단어 자체가 동성을 성적 대상으로 생각한다는 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군은 동성애 자체를 처벌하지는 않고, 묻지도 않되 그 동성애가 군기를 저해하는 행위로 발현될 때만 처벌함으로써 동성애자와 이성애자를 별도 분리하지 않고 있습니다.
설령 당사자들이 성적 만족행위에 대해 전적으로 합의해 계간 등을 한다 하더라도 이는 공동생활을 하는 다른 군인들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군 생활이라는 특수 상황이 아니라면 특별히 문제될 바 없을 것이나, 공동생활 속에서 운명을 함께해야 하는 과정에서는 본인이 성적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발생할 수 있으며, 억제된 성욕이 동성애를 통해 분출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할 수 있고 이는 군기의 저해로 이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남군과 여군 간 생활분리를 두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성욕이나 성적수치심을 더 쉽게 느끼기 쉽고, 성적 욕망의 분출이 군기를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는 고려가 가장 클 것입니다. 이런 점을 생각해보면, 해당 법률조항은 동성 간에는 생활분리가 불가능한 대신 추행죄 처벌을 통해 사후적으로나마 위와 같은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입법자의 결단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라는 공익은 국가안보라는 매우 중요하고 절실한 공익이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법률규정은 이와 같은 공익을 실현하기 위해 적정한 수단입니다.
나. 피해의 최소성 및 법익 균형성에 대하여
국가인권위의 결정은 징계 등을 통해서 규율할 수 있음에도 형사처벌을 선택해 해당 법률조항이 침해의 최소성에 반하여 성적 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한 침해 정도가 커서 법익균형성도 반한다고 보고 있으나, 어떤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이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에 관하여 입법자는 광범위한 입법재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의적 입법권 행사가 아닌 한 이는 헌법위반의 문제가 아닙니다(헌재 1995. 4. 20. 91헌바11 등 참조).
또, 징계는 본질적으로 사법절차가 아니기 때문에 당사자의 절차적 권리가 형사재판에 비해 보호받는다고 할 수 없고, 그 위하력도 형사처벌에 비해 약하며,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가 국가안보에 갖는 중요성이 더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행죄를 처벌하는 입법자의 결단이 자의적 입법권 행사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성적 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한 침해도 개인의 중요한 기본권이나, 분단에 따른 대치상황에 처해있는 국가적 상황을 고려할 때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보다도 더 중요한 기본권이라 볼 수는 없으며, 이미 군 생활은 필연적으로 성적 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한 제한을 수반합니다. 예컨대 동성애자가 아닌 경우에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원하는 이성을 만나 관계를 맺을 자유를 제한하며, 거의 모든 사적인 영역이 제한됩니다. 그러나 이 역시 국가 안보를 위해 불가피한 제한으로 보고 있으며 병영생활을 강제한 관련 규정이 위헌이라는 논의도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동성애자라 할지라도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한 여전히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이는 이성애자가 받는 제한의 정도와 비교할 때 특별히 더 과중하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4. 평등권 침해여부
가. 차별의 존부
1) 이 사건 위헌소원에서 청구인은 강제추행죄가 합의되어 공소권 없음이 된 경우를 들어 해당 법률조항이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였으나, 이러한 청구인의 주장은 소추재량권의 문제이며, 성범죄가 비친고죄로 변경되었으므로 특별히 논의하지 않겠습니다.
2) 이 사건 위헌소원에서 청구인은 동성애 성행위에 대한 처벌은 곧 동성애자를 차별하는 것이라 주장하였으나, 해당 법률조항은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라는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는 것이지 동성애 자체를 처벌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다만 군생활을 함께하는 동성애자 군인 간 성적 만족행위가 위와 같은 공익을 해하는 행위의 대표적인 예시로 거론된 것에 불과합니다.
나. 심사기준
해당 법률조항은 군인 간의 군기를 침해하는 비정상적인 성적 만족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하는 경우이고, 이와 같은 군인 간의 성적 행위와 민간인 간의 성적 행위에 대한 차별은 헌법 제11조 제1항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고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며, 헌법 제11조에서는 사회적 신분을 명시하고 있으나, 후천적 신분의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하게 되면 사회적 신분이 아닌 것이 거의 없게 되므로 어느 정도 제한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1995. 2. 23. 선고한 93헌바43 결정에서 사회적 신분이란 사회에서 장기간 점하는 지위로서 일정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전과자도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으나, 사회적 평가란 부정적 사회적 평가로 제한 해석함이 타당합니다. 따라서 전과자와 달리 군인은 부정적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지위라고 볼 수 없어 헌법 제11조에서 명시한 사회적 신분이라 볼 수 없습니다.
차별 취급으로 인하여 관련 기본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는 경우가 아니므로 군인 간 성적 만족행위가 ‘군기를 침해하는 비정상적인 성적 만족행위’를 한 것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군형법상 추행으로 처벌되므로, 이 사건 법률 조항에 의하여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이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일부 제한된다고 하여 관련기본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완화된 심사기준인 자의금지원칙을 적용해야할 것입니다.
다. 차별의 합리성 유무
군대는 엄격한 상명하복의 수직적인 인간관계로 이루어져 있고, 장기간의 폐쇄적인 단체생활을 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일반 사회와 비교하여 비정상적인 성적 만족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하게 높으며, 특히 수직적인 계급구조 하에서 상급자가 하급자를 상대로 동성간 성적 행위를 감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와 같은 비정상적 성적 만족행위를 방치하게 되면 군대의 엄격한 명령체계나 위계질서가 위태로워지고 구성원 간의 반목과 분열을 초래하여 궁극적으로는 군의 전투력 보존에 직접적인 위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군인간 비정상적인 성적 만족행위를 형사처벌함으로써 군기강 확립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병사들의 경우 형사처벌이 아닌 징계처벌을 통하여 제재를 가하게 되면, 강등이나 15일 이내의 영창, 총 제한일수 15일을 초과하지 않는 한도에서의 1회 5일 이내 휴가제한의 제재만 가할 수 있게 되므로 처벌의 정도가 경미하여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징역 2년 이하의 형사처벌 없이는 군기를 침해하는 비정상적인 성적 만족행위를 금지할 수 없습니다. 또한 2년 이하의 징역형으로 규정되었더라도 구체적 사안에 따라 기소유예나 집행유예 등이 가능하므로 차별적 취급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위와 같은 점을 고려하면, 해당 법률조항이 동성 간의 성적 행위만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한다고 볼 경우에도, 그러한 차별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인정됩니다.
Ⅲ. 해당 법률조항의 필요성
1. 우리나라의 안보 현실과 군조직의 특수성
우리나라는 유일한 분단국가로서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거슬러 올라가 동족 간에 전면전을 했던 6·25 전쟁의 기억과 더불어 휴전상태 이후 좌우의 극심한 이념대립 속에서 군비경쟁을 통하여 축적한 막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아직까지도 남북이 적대적 대치상태에 있는 세계유일의 분단국이 바로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현재까지도 국방·안보·북한문제에 관하여 국민적 이념 대립이 극심할 뿐만 아니라, 북한의 핵무기 개발, 미사일 발사 등으로 초래되는 한반도의 위기상황은 미국, 중국, 일본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외교·안보적 상황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의 천안함 피격사건, 연평도 포격사건, 핵실험 등 각종 무력 도발이 지속적으로 발생되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간접적·잠재적인 것이 아니라 직접적·현실적인 것입니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특유한 안보 상황 하에서, 우리나라 군대는 어느 때고 발생할 수 있는 전쟁을 대비하여 당장 전투에 돌입할 수 있도록 항상 전투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엄격한 군기를 조성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또 그렇게 조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상황 하에서는 더더욱 엄정한 군기를 바탕으로 한 강력한 군사력을 확립할 필요가 있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징병제가 계속해서 유지되어 오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일반적으로 군 조직은 그 존재의 목적과 특수성으로 인하여 민간에서와는 달리 여러 방면에서 기본권의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나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전시와 유사할 정도의 강력한 군사력과 이를 뒷받침해 줄 군기를 필요로 하고 있으므로, 그 제한이 더 다양하고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특수한 안보 상황은 아래에서 설명하는 우리나라 군조직의 특수성으로, 더 나아가 해당 법률조항의 존재의 필요성과도 연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국민개병제도에 바탕을 둔 징병제를 채택하여 유지해오고 있어, 일정 기준을 통과한 입영대상자들은 입영을 하게 되면 약 2년가량 병영생활을 하게 됩니다. 민간에서와는 달리 군 내에서는 군인으로서의 직무수행이 개인의 사생활 영역과 명확히 분리되기가 힘들고, 특히 병사들의 경우에는 사회와 격리된 병영에서 항상 머무르며 전 일과에 걸쳐 단체생활을 해야 하는 특수성이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자들이 대부분 20대 초반의 나이인데, 이 시기는 일반적으로 성적 욕구가 가장 강하고 왕성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집단적 영내 생활을 해야 하는 젊고 혈기 왕성한 남성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병사 집단의 복무여건상 군 상호간에 성적 접촉이 이루어질 경우 그 즉시나 그 이후에도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개인 장병들의 사적 공간이 확보될 수 있도록 개별 침대 설치, 생활관 공간 확장 등 예산지원이 어려운 상황에서, 일반 사회에서처럼 개인들의 성적 사생활을 보장해 주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2. 해당 법률조항의 필요성
우리나라 남성의 거의 대부분은 20대 초중반에 의무적으로 군복무하게 되는 바, 수직적인 상하복종의 체계 하에서 장기적으로 폐쇄적인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성적 욕구를 정상적인 방법을 통해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극히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상급자의 하급자에 대한 추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생활관을 중심으로 함께 숙식을 같이하고, 세면장, 샤워장도 함께 사용하고 있는 병사들의 병영생활을 고려해본다면 이러한 군인 사이의 추행행위의 발생가능성이 결코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급자의 하급자에 대한 추행은 반드시 강제력을 행사하지 않은 경우에도 계급구조라는 군 조직의 특성상 쉽게 발생할 수 있으며, 이 밖에도 폐쇄된 집단에서 서로간의 성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군인 상호간에 성적 접촉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단순한 행정상의 제재만으로는 효과적으로 추행 행위를 규제하기 어렵고, 형사적 처벌이라는 국가가 개인에 대하여 예고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위하의 수단을 통하여 위와 같은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특히 동성성향을 가진 장병들은 너무나도 쉽게 성적 접촉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생활관에서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바로 옆에 손만 뻗으면 쉽게 상대방을 추행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강제성이 있다면 강간죄, 강제추행으로 의율하면 되므로 추행죄가 필요하지 않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겠으나, 우리 군의 생활관이 집단으로 함께 숙식하고 있기 때문에, 피해자가 더 저항하기 힘듭니다. 피해자는 당황하고 창피한 나머지 다른 장병들이 옆에 있어도 거부의 의사표시를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아래의 두 사건은 해당 법률조항의 필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첫째, 제7보병사단에서 있었던 유사강간 사건에서는 가해자인 중사가 자신의 숙소에서 피해자인 남군 하사를 상대로 피해자를 반항하지 못하게 한 뒤 피해자의 바지를 벗기고 강제로 피해자의 항문에 자신의 성기를 삽입하고, 몇 시간 후 가해자의 위와 같은 행위로 겁을 먹어 반항하지 못하고 있는 피해자의 항문에 또 다시 자신의 성기를 삽입하는 등 하여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의 선고를 받은 사실이 있습니다. 이 사건의 가해자는 동성애자 만남 어플리케이션에 접속하였다가 피해자가 가입되어 있는 것을 보고 피해자에게 접근을 한 후 자신의 독신자숙소 등지에서 3회에 걸쳐 피해자와 구강성교 및 항문성교를 하였는데, 이 때 당시 피해자는 가해자와의 성교를 거부하면 군생활이 힘들어지겠다는 생각에 관계를 하게 되었다고 진술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도 가해자가 계속해서 성교를 요구하여 피해자는 이를 강력하게 거부하였으나 강제로 유사강간을 당하게 되자 신고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둘째, 제25보병사단에서 있었던 추행죄 사건에서는 가해자인 병사가 아래 총 12회에 걸쳐 피해자들을 추행 및 상호 추행하여 군사법원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나, 가해자는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받고 20여일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또 다른 피해자에게 키스를 시도하는 등 하여 또 다시 피해자를 추행하는 범죄를 저지른 바 있는데, 이러한 사례는 행정적 제재만으로는 효과적으로 추행 행위를 규제하기 어려움을 방증합니다.
또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특히 병사들의 경우 영내에서 전 일과에 걸쳐 단체생활을 하게 되는 특수성으로 인하여 동성 간의 성적 접촉이 있을 경우 합의하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해도 당사자가 아닌 군 구성원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군 기강을 저해하고 군의 전투력을 약화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점 또한 군인간의 추행 행위에 대해 행정적 제재를 넘어 형사적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음을 뒷받침합니다.
Ⅳ. 결론
해당 법률조항은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안보 현실과 이로 인한 우리나라 군조직의 특수한 상황 하에서 다양하게 발생할 수 있는 추행이라는 범죄유형을 처벌하기 위해 규정된 것으로, 죄형법정주의 명확성 원칙, 과잉금지원칙, 평등권을 침해하는 조항이 아니라 할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성적지향에 관한 인권보장 추세의 움직임, 예를 들어 일반적인 동성간 성행위를 처벌하는 규정들을 폐지하고 동성간 성행위 혹은 동성 결혼을 인정하고 있는 세계적 추세를 들어 해당 법률조항의 위헌성을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동성간의 성행위 및 결혼에 대한 인정 여부와 군내 동성간의 성행위 인정 여부는, 전자는 동성애라는 성적 취향을 갖고 있는 성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 철폐라는 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논의이고, 후자는 군 기강 및 군의 전투력 보존에의 영향 여부라는 점에서 이루어지는 논의라는 점에서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에 추행죄의 합헌성 여부와 직결되는 논의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또, 동성애에 관한 법적·사회적 인식은 각 나라마다 다르고 안보 환경, 병역제도, 사회적 계층구조, 정치적․문화적 상황 등이 각각 상이하므로 청구인이 들고 있는 몇몇 국가들의 사례들이 군형법상 추행죄의 위헌 여부에 관한 적절한 근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아울러, 해당 법률조항의 보호법익인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 더 나아가 국가의 안전보장은 변함없이 지켜져야 할 가장 중대한 사회적 법익임을 다시금 강조하면서 해당 법률조항의 합헌성과 필요성에 관한 검토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